넷플릭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결말분석 - 쿵 소리의 의미

이 글은 넷플릭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의 결말을 다루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세요.

1. 나무가 쓰러지는 쿵 소리의 의미

매회의 첫 장면 또는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가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나무가 쓰러졌습니다
쿵 소리가 났을까요? 안났을까요?

이 말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고 해도 듣는 사람이 없고,
그러므로 나무가 쓰러지는 일도, 나무도 없는 것과 다를바 없다는 말입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질문의 관점이 약간 다릅니다.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를 들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모른체 하면, 없던 일이 될 수 있을까? 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없던 일이 될 수 없다인 셈이죠.
다시 말하면, 나무가 쓰러지는 쿵 소리를 없는 척 할 수 없다.
이를 펜션 주인 영하(김윤석)를 중심으로 보여줍니다.

영하는 자기가 목격한 아이 살인 사건을 안 본 것으로 하면, 살인 사건이 없는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성아(고민시)가 일년 후에 다시 펜션을 찾음으로써, 일은 더 커지게 되고, 친구, 가족까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즉,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2. 모텔 살인 사건이 무슨 상관인가?

영하와 상준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듯 하지만,
과거의 모텔 살인사건의 주인공은 아들인 기호입니다.
그는 살인범과 마주치지만 못본체 하고 고스트처럼 숨게 됩니다. 그 결과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가족이 모두 무너지게 됩니다.

비슷한 일이 영하에게 일어나면서 두번째 반복입니다.
기호는 가족이 파탄나고 오랜 세월에 걸쳐 복수를 계획하고 이루어냅니다.
영하는 이제서야 모른체 한 일이 가족을 모두 무너뜨릴 수 있음을 깨닫고 기호가 준비한 총을 들고 가족을 구하러 갑니다.


3. 결말분석 1 - 없던 일이 되지 못한 유성아

유성아는 자신이 외국으로 사라지면 없던 일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없애버리려는 아버지와, 그가 보낸 남편이 쏜
총에 맞아 유성아가 쿵 하고 쓰러졌습니다.
이후 그녀를 죽인 남편은 감옥에 갇혔는데, 유성아의 아버지가 자기 변호사를 붙여줍니다. 자기 이미지 때문에 일을 덮으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없던 일이 될 수 있을까요. 글쎄요. 권력으로 진실을 어디까지 덮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씁쓸하지만 유성아의 아버지는 잘 살 것 같긴 하네요.

4. 결말분석 2 - 형사는 왜 기호의 살인을 덮는가?

형사(이정은)는 사람에게 없는 것을 봄으로써 범인을 찾아내는 사람입니다.
열심히 추적해서 아무도 없는 일이 될뻔한 사건의 진실을 풀어내죠. 그녀의 수사방식은 모두를 의심하고, 그 사람, 공간 모두에게서 없는 것을 찾아봅니다. 물탱크의 시체도 집에서 물을 쓴 흔적이 없는 것을 보고 찾아냈습니다.

그런 그녀가 마지막에는 기호의 일을 다 알고도 덮음으로써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는 결정을 합니다.
그저 재난을 겪은 피해자인 돌에 맞은 개구리의 상황에 공감하는 것입니다.

그녀가 찍은 사진에 없었던 것이 바로 기호의 가족입니다. 어찌보면 그녀는 보이지 않는 피해자를 늘 생각하며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5. 결말분석 3. - 영하와 기호가 나눌 이야기는?

살인사건은 재난을 의미합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우연히 마주친 것입니다. 사건이 일어나는 길 위에 우연히 있었을 뿐입니다.
마지막에 영하와 기호가 같이 만나면 할 말이 많다는 것은 비슷한 재난을 겪은 이들의 유대와 연대를 의미합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위로하듯 비슷한 재난을 겪은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제가 생각한 결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어딘가 이상해 보였는데 생각할수록 치밀한 구성인 것 같네요.
제 해석이 도움이 되셨다면 좋아요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