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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MI/영화 리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분석 - 꿈인가? 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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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막을 내렸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개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는데요. 나름 재밌게 봤는데 결말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1. 두 개의 살인사건
드라마에는 두 개의 살인사건이 있습니다.
순양의 비자금을 회수하러 갔다가 의문의 괴한들에 납치 당해 죽임을 당한 윤현우.
그리고 순양가에서 어느 순간 사고로 죽어서 사라진 진도준.
절벽에서 떨어진 윤현우는 과거의 진도준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이 두 개의 살인사건을 해결해서 복수해야 합니다.

2. 윤현우는 진도준으로 회귀한 것인가? 아니면 꿈인가?
사실 꿈으로 봐도 설명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현실로 봐도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윤현우가 총을 맞고 혼수상태에서 꾼 꿈으로 보입니다.
꿈이라면, 과거에 순양가는 경영 승계에 방해가 되는 진도준을 제거했고, 현재에 윤현우를 제거합니다. 윤현우는 혼수상태에서 자신이 잊으려했던 진도준의 삶을 돌아보았고, 결국 자신이 순양가를 무너뜨리는 비밀을 갖고 있음을 깨닫고 깨어나 복수를 마무리하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윤현우가 진도준의 세세한 이야기를 너무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서민영 검사와의 관계, 그리고 구체적인 대화까지도요. 또한 미라클 대표 오세현의 도넛 취향까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없는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회귀가 맞다면, 과거에 이미 재벌가는 경영 승계에 방해가 되는 진도준을 제거했고, 윤현우를 제거한 것입니다. 윤현우는 진도준으로 회귀하여 복수를 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윤현우로 돌아와 복수를 한 것입니다.

3. 만약 이 모든 것이 윤현우의 꿈이라면?
먼저 진도준으로 살았던 이야기가 꿈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돌아보겠습니다.
3-1. 꿈이라면, 회귀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장르를 회귀물이라는 판타지에서 두 개의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추리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사실 회귀라는 설정은 웹소설이나, 웹툰에서는 흔한 장르지만,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다소 생소한 설정입니다. 당초 여기에서부터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고 흥미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가 성공한 이유는 이 설정 때문이긴 합니다.
그래서 꿈으로 본다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3-2. 꿈이라면, 왜 그런 꿈을 꾸었나?
죄책감으로 인해 잊고 있었던 진도준을 기억해내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진도준 살인사건의 공범이라는 사실이 복수의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3-2. 그러면 꿈에서 일어난 일은 모두 허구인가?
기본적으로 일어난 일과 인물의 관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도준이 미래를 알고 행동한 것들은 윤현우의 꿈입니다.
그래서 진도준이 진양철의 마음을 얻고, 승계싸움에서 이겨서 회장에 오르기 직전까지 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달랐을 것입니다.

3-3. 꿈이면 15화까지 내용이 아무 의미없는 것 아닌가?
아닙니다. 중요합니다.
초반에 윤현우는 진도준의 존재를 잊고 있었습니다.
꿈은 윤현우가 자신이 잊으려고 했던 기억을 찾아가면서 진도준의 죽음에 자신이 관련있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입니다.
공범이자 진실을 덮은 자신이 순양가의 피해자가 되면서 그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재벌가는 자신들의 돈과 승계를 위해 가족, 직원, 그리고 사회에 해를 가하는 암적인 존재임을요.
3-4. 꿈이라면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이라고만 보기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진도준과 서민영 검사의 관계입니다. 이를 윤현우가 알았을리가 없습니다. 진도준의 가족들도 모르고 있고, 서민영 검사의 가까운 동료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를 순양의 직원인 윤현우가 알았을 수가 없습니다. 진양철 회장의 자서전을 달달 외운다고 해서 이 모든 관계를 알 수 없습니다.

4. 꿈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
꿈이 아닌 실제 진도준으로 회귀한 일로 보면, 회귀만 빼고 대부분이 설명이 됩니다. 그리고 왜 윤현우가 복수해야 하는지, 그 의미도 명확해집니다.
4-1. 첫번째 복수 : 윤현우의 진도준으로서의 복수
윤현우는 순양을 위해 일하지만, 재벌가의 승계에 걸림돌이 되면서 살해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진도준으로 다시 태어난 윤현우의 복수는 그들의 세습을 막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영기, 진성준이 그룹을 이어받지 못하게 경영권을 뺏는 것이 목표이고, 거의 복수에 성공하는 단계까지 갑니다.
하지만, 진도준은 경영 승계를 위해 가족까지 해하는 재벌가 앞에 패배합니다. 결국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그들의 폭력 앞에 실패합니다.
이는 일어난 일은 일어난다는 논리와도 맞습니다.
4-2. 두 번째 복수 : 윤현우로서의 복수
하지만 윤현우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아서 두 개의 살인사건에 대한 복수를 할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집니다. 머리에 총을 맞고 절벽에 떨어지는 것으로 묘사되고 그게 맞지만, 머리의 어디에 총을 맞는지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일부러 이 때 멀리에서 바라보는 화면으로 전환합니다.
결국 윤현우가 자신이 진도준 살인사건의 공범임을 밝히면서 재벌가의 어두운 부분을 폭로합니다. 이로 인해서 더 이상은 순양가 사람들이 경영권을 다시는 쥘 수 없도록 만듭니다.
4-3. 왜 진도준이 복수에 실패하고 윤현우가 복수에 성공해야 하는가?
만약 진도준이 모든 것을 성공해서 복수에 성공한다면, 윤현우의 사건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윤현우가 진도준이 되어 복수를 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진도준이 죽고, 윤현우가 살면서 진도준의 죽음에 대한 복수와, 윤현우 살인미수 사건에 대한 복수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2개의 복수극이 윤현우라는 하나의 인물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복수는 직접적인 폭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재벌가의 지배구조를 무너뜨리는 방식입니다.
진도준의 복수는 자신이 경영권을 뺏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 자체도 재벌가이기 때문에 복수이지만, 재벌의 경영권 세습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윤현우의 복수는 재벌의 어두운 면을 폭로해서 다시는 경영권을 쥘 수 없도록 합니다. 이것이 그들이 그토록 원하는 세습을 영원히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는 재벌의 경영 세습을 비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5. 결론 : 회귀물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재벌 고발 드라마
결국 윤현우가 진도준으로 회귀했다가 복수에 실패하고, 다시 윤현우로 돌아와 진정한 복수를 했다는 이야기가 맞습니다.
회귀물에서 맛볼 수 있는 사이다를 기대하신 분들에게는 갑작스러운 실패와 답답한 진행이 아쉽겠지만,
재벌의 어두운 부분을 고발하고, 그들에 대한 복수를 현실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드라마였습니다.

허구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실제로 우리 나라의 재벌은 우리 나라의 성장과 함께 비정상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들은 사회의 발전과 성장을 위하는 척 하지만, 사실 돈을 우선시하고, 기업의 가족 승계를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드라마 속 순양과 윤현우처럼, 잘 살아보겠다고 재벌가들의 비리를 못본 체 눈감아 준 것이 우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드라마에 열광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수많은 잘못들을 누군가 바로잡아 주기를, 속으로 바라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고, 우리가 윤현우처럼 직접적인 피해를 받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더 이상의 괴물이 탄생하지 않도록 지켜봐야 합니다.

여기까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대한 결말 분석에 대한 제 생각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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