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옥자'가 멀티 플렉스에서 상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님께서 직접 무대인사도 다니고 GV도 하시고 있습니다.
7월 8일에는 씨네큐브 18시 10분 상영이 끝나고 봉준호 감독과 씨네21 주성철 편집장이 GV를 진행했습니다.
GV는 약 한시간 정도 진행됐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오신 주성철 편집장의 질의 응답으로 대부분 구성되었으며, 관객 질문은 한 분의 질문만 받았습니다.
주성철 편집장의 질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만 요약해 보려고 합니다.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참고로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1. 쿠엔틴 타란티노의 극장에 필름 상영을 했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영화에 대해 평가를 어떻게 했는가?
영화를 보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워낙 말이 많으신 분이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영화에 동물학대가 없었음을 표기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예전에는 소를 도축하는 장면을 실제로 그냥 찍었다는 둥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영화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없었다.
2. 존 덴버의 'Annie's song'과 탱고 'A Evaristo Carriego'의 선곡 뒷 이야기
존 덴버의 노래는 지하 상가의 다이소에서 나오는 곡이다.
이 노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유가 8살 차이나는 큰형님이 어릴 때 항상 트셔서 지겹다. 왜 저 노래를 계속 트는가 생각하면서 들은 노래다.
다이소 장면에서 생각이 나서 넣어봤는데 아주 잘 어울렸다.
봉준호 감독은 이 곡으로 프로듀서들에게 깜짝 놀래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존 덴버나 마이클 잭슨의 곡은 저작권이 비싸기 때문에 프로듀서들은 보통은 당황한다.
하지만 열심히 변호사를 알아보고 존 덴버 유족에게 연락하는 등 놀라지 않고 넘어가서 재미가 없었다.
옥자가 뉴욕에 도착해서 실험실로 이동할 때 탱고 'A Evaristo Carriego'이 나온다.
이는 봉준호 감독이 집에 있는 시디에서 찾아서 선곡했다. 옥자가 미자도 없이 혼자 뉴욕에 와서 구슬픈 감정을 위해서 선곡했다.
주성철 편집장에 따르면 탱고 음악이 도축업자들을 위로하는 배경이 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봉감독은 그런 것은 처음 들었다고 했다.
참고로 예고편의 배경음악 'Mamas & Papas - Dedicated To The One I Love'은 넷플릭스 홍보팀에서 선곡했다.
영화에서도 사용되지 않는다.
3. 미자가 옥자에게 속삭이는 말이 무엇인가?
대본에도 무슨 말을 하는 지 나와있지 않다.
미자를 연기한 안서현 양이 매우 똑똑해서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봉감독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가서 뭔가를 말하고 왔다.
며칠 있다가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니 k-pop 노래 가사를 말했다라고 들었다.
안서현 양이 그렇게 말했는데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도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사실 무슨 말을 하는 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4. 마지막에 옥자가 미자에게 속삭이는 장면
이 장면을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든 것 같다.
그 장면에 모든 관객이 옥자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동물들도 인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한 번 생각하는 것, 그것이 이 영화의 목적인 것 같다.
5. 옥자를 한국에서 운반하는 작업을 하는 4명이 독립영화계의 스타들인데, 이야기가 있는가?
미란다 코리아 4인방을 줄여서 미코4인방이라고 불렀다. 이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영화에서는 한 지역에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여러 지역에서 촬영을 했다. 옥자가 오거리에서 돌아다니는 장면은 대전인데, 지하도로 내려가면 서울 회현 지하상가이다. 그래서 전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래서 나중에 끝나고 한우를 사줬다. 이 분들 인터뷰하면 재밌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이다.
6. 다이소 장면에서 옥자의 발에 박힌 파편을 빼는 장면에서 미자의 시선을 보면 폴 다노(제이 역)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했다. 폴 다노와 미자 사이에 좋아하는 감정은 없는가?
그런 것이 들어가면 이상할 것 같았다. 뉴욕에 온 미자를 폴 다노가 만나러 갔을 때 카드로 메시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러브 액츄얼리 같지만 원조는 밥 딜런의 뮤직비디오이다.) 이 장면에서 'WE LOVE YOU'의 WE를 I로 할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앞에서 말한대로 이상할 것 같아서 'WE'로 했다.
7. 제이크 질렌할(죠니 역)이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처음에는 실수로 마시고, 뒤에 뉴욕의 실험실에서 소주를 쌓아두고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정확한 질문이 기억이 나지 않네요)
미국에서도 소주를 판다. 보드카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르지는 않는다.
처음 강원도에서 실수로 소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제이크 질렌할이 이전에 소주를 몰랐다는 설정은 별도로 하지 않았다. 이전에 이미 소주를 알고 있었을 수 있다.
이외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 찬 GV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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