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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파타고니아 이야기’ -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를 이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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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전형적인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처럼, 기업을 설립하는 과정과 기업의 철학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대부분이 이본 쉬나드가 즐긴 아웃도어 스포츠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암벽등반에서 시작해서 매사냥, 빙벽 등반, 트래킹, 서핑, 스키, 카약, 심지어 낚시 얘기를 하더니 물고기 얘기를 또 한참 합니다. 이본 쉬나드는 대부분의 아웃도어 스포츠가 알려지기 전에 앞장서서 개척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연 속에 들어가서 길을 내고, 장비를 직접 만들었죠. 암벽 등반 장비를 만들어 팔 때부터 암벽에 손상을 최소화하려고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동료들과 의류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 때는 옷의 소재를 친환경적으로 확보하는 노력을 했고, 이로 인해 더 유명해졌습니다.  

 

그는 매 스포츠마다 75프로 정도 숙달될 때까지만 하고 다른 종목으로 넘어갔다고 하는데, 글을 읽어보면 전문 용어로 가득해 놀랍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전문적이라 일반인인 저에게는 솔직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꾹 참고 끝까지 따라가니,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체감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책 후반부의 글에 담긴 자연에 대한 사랑과 환경 파괴에 대한 고민에서 진심이 뚝뚝 묻어나오는게 보입니다. 

그러고 나니 왜 아웃도어 스포츠 이야기만 한참 떠들었는지 알겠더군요. 자연과 더불어 생활한 그의 인생이 파타고니아의 철학 그 자체였습니다.

 

이본 쉬나드는 등반가에게 정상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중요하지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이 책 또한, 과정으로 파타고니아의 철학에 닿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미리 읽어둔 덕분인지, 최근 이본 쉬나드의 전재산 기부 결정을 보면서 ‘이본 쉬나드가 이본 쉬나드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비상장회사로 유지한 것도 주주들의 이익을 따라가면 자연보호 기조를 유지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였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전재산 기부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이본 쉬나드의 결정을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파타고니아 이야기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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